가장 기억에 남는 한 날을 글로 남겨보고 싶었다..
직장일은 원래도 바빴지만 아이를 가졌을 즈음 더 바빠지는 바람에
책을 읽어준다거나 좋은 경치를 보러간다거나 하는 보통의 평범한 태교는 커녕 그 비슷한 것도 제대로 못했던 것 같다.
집에 오면 쉬기 바빴고 그나마 주말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차를 타고 어디 놀러도 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내 안에 있다는게 그렇게 기쁘고 행복할 수가 없었다.
임신기간 동안 초음파로 아이 모습을 열 번도 채 못 보고
낳자마자 평생 같이 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게 새삼 참 신기하게 생각되었다.
그 아이를 만나면 난 어떨까..
그런데 아이는 갑자기 만나지게 되었다.
제왕절개 날짜를 받고 출산휴가를 들어가기로 한 이틀전날 저녁 9시까지 일을 하고 집에 와서
늦은 저녁을 먹고 자려고 누웠더니 가진통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그치겠지 싶어 몇 시간을 참았는데 그게 진통이었다..
자연분만이 아니어서 바로 병원에 갔으면 됐는데 왜 참았지...ㅡㅡ;;;
수술이 끝나고 깨어나서 남편이 찍은 아이 사진을 보는데 실감이 하나도 안났다.
더군다나 코로나19 때문에 아기를 병실로 데려올수 없어서 며칠동안 그 사진으로만 아이 모습을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빨리 걸어야 아이를 만날 수 있어서 수술 다음날부터 걷기연습을 열심히 했고
낳은지 3일째 되는 날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아기를 보고 안아볼 수 있었다.
저 아기가 내 아이인가요...간호사쌤이 데리고 온 아기는 너무 낯설었다.
그런데 내가 잠시 망설이는 동안 아기는 퉁퉁 부은 눈을 힘겹게 뜨고 나를 바라보며 웃어주었다.
'엄마가 낯설어해서 정말 미안해.. 앞으로 너를 많이 많이 사랑해줄께~'
아이가 8개월이 된 지금,
누굴 닮았는지 신기해서 아직도 한참씩 자는 얼굴, 웃는 얼굴, 뾰루퉁한 얼굴을 바라본다.
이런 말 하면 친정엄마는 엄마 아빠 닮았지 누굴 닮겠어~ 하시는데.. 음.. 신기할 따름이다 ^^
온 몸이 다 쑤시고 하루 종일 아이 따라다니느라 정신없지만
순간순간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이쁜 이 아이와 보내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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