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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생각들

아기 예방접종

생후 1년도 안된 아기가 맞아야 할 주사가 이렇게나 많다니..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조리원에서 정신 좀 차리고 펼쳐본 육아수첩에는 유니가 앞으로 맞아야 하는 주사리스트가 쫘악~ 적혀있었다. 정말 식겁했다;; 정신차리지 않으면 주사 놓치겠다~~

 

국가필수예방접종 리스트.. 너무 많다...

이제 유니는 9개월이 되어서 몇 달 간은 맞을 주사가 없겠지 안심하고 있었는데 독감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때마침?! 문자가 날라왔다. 그것도 처음 맞는 독감백신은 2번 맞아야 한다고;;

기존에 국가필수예방접종리스트에 있는 주사들은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독감은 좀 망설여졌다. 코로나때문에 어디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데 굳이 맞춰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유니는 내가 복직하면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해 필요하겠다 싶어 맞춰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병원가려고 한 당일.. 독감백신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어 보류한다는 뉴스가 떴다. 하필 가겠다 맘먹은 날에.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백신을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나에게 오기까지의 그 모든 과정들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이번처럼 대대적으로 문제삼을 정도는 아니었을 거라 생각된다. 상온에 노출되었더라도 아마 백신의 효과가 좀 떨어지거나 할 수는 있었겠지만 안전성 부분에서는 그다지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을 거라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유니랑 나랑 독감백신을 맞고 유니는 2차까지 잘.. 맞았다. 이제 본인의 자아영역들이 조금씩 깨어나고 있는 우리 유니는 2차 주사를 맞을 때 이상한 걸 감지했는지 의사선생님을 보자 마자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운 건 또 처음봤네..ㅡㅜ

 

 

내가 싱글일 때는 독감주사는 맞아본 적도 없고, 감기 걸리면 정말 잘해야 비타민 정도 챙겨 먹었었다.

내 몸이 스스로 이겨내고 자연적으로 치유되는게 낫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솔직히 잘 챙기지 않는 게으른 스타일이라 그냥 나를 자유롭게 방치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아이는 달랐다. 안 아팠으면 좋겠고 이왕이면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해주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물론 방법 나름이겠지만).

 

내 주변에 자연주의육아,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하시는 분이 계셔서 만약 내가 아이가 있다면 난 어떻게 할까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요즘같은 세상에 약, 주사(백신) 거기다 주변 유해환경까지 컨트롤하면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을까. 안아키는 아이가 선택하는게 아니라 부모의 의견대로 따라가는 거라 나중에 아이가 어떻게 생각할까 싶었다.

 

미국에 사는 한 고등학생이 예방접종을 맞아 화제가 된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별게 다 뉴스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 아이의 부모는 안아키족으로, 아이가 주사를 맞으면 자폐에 걸릴 수 있다(연구결과가 있었지만 조작된 것으로 판명남)는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주사 맞는 걸 반대했지만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자 본인의 의사대로 부모반대를 무릅쓰고 주사를 맞았다고 한다.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겠지만 아이를 위험으로부터 지키고 잘 키워내고 싶어 옳다고 선택한 방법이겠지만 부모의 선택이 항상 100% 옳을 수도 없고 자칫 잘못 생각하면 아이에게 큰 상처를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서는 극단적인 안아키 카페를 운영했던 한의사가 얼마전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들었다. 말도 안되는 자연주의 요법을 말도 못하는 아이에게 시도하다니.. 기사를 찾아 읽어볼수록 어이없고 너무 화가 나고 아이가 불쌍했다.

안아키를 하는 부모들은 홍역이나 수두 같은 병은 자연스럽게 나을 수 있는 거니까 예방주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예방주사가 몸에 해롭다고 생각한다는데 잘못 방치하면 오히려 평생 몸에 자국이 날수도 있고 아이가 더 많이 아플 수도 있다.

물론 안아키에 동참하는 부모들 중에는 안아키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백신의 부작용이 백신을 접종해서 생기는 이득보다 더 안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부작용을 실제로 겪어본 사람들이 있거나 주변에 그런 사람들을 본적이 있거나,, 또는 나름의 논리적인 생각들로 백신을 싫어할 수도 있다.

안아키 부모들을 무조건 비난하고자 하는 건 절대 아니다ㅡㅡ;; 어떤 부모가 아이가 잘못되길 바라겠는가..

 

나름 나도 주사 안맞고 약 안쓰고 살기주의지만 남용하지 않겠다지 아예 안쓰겠다는건 아니다.

나는 그럼 약한 성향을 가진 안아키일까..^^;;

 

적어도 예방접종은 모든 아이들이 했으면 좋겠다. 그 이유는 첫번째로, 국가필수예방접종(물론 종류가 많지만) 필수리스트에 올라간 건 그만큼 이미 검증된 백신이라고 생각된다. (그치만 모든 백신은 one-size-fit-all(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 각 사람특성마다 백신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지거나 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없길 바라며…). 두번째로는, 내가 맞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당장 나는 내 신념대로 아이를 키운다고 하지만 내 신념 때문에 다른 아이가 그 병에 걸릴 수도 있다.

 

독일은 예방접종 안시키면 부모에게 과태료 때린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몇 년 전에 안아키 규제한다며 예방접종 거부하면 과태료 부과시킨다고 하던데 아직까지는 법 통과가 안된 걸로 알고 있다.

 

 

예방접종 생각하다가 어디까지 이야기가 흘러갔는지..

 

사람들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고 나도 내 생각대로 내 신념대로 살고 있지만 아이가 생기니 모든게 조심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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