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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생각들

해외여행 추억편-1

코로나때문에 맘 편히 돌아다니지 못한지 어언 1년이 다 되어가려고 한다. 

아직 못가본 곳도 엄청 많은데.. 언제쯤 갈 수 있을까

 

처음 해외여행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처음이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기억에 아주아주 많이 남는다.

 

엄마아빠 돈이 아닌 내가 번 돈으로 첫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맘먹고

취업한지 1년째 언니랑 처음으로 파리와 런던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냥 돈 좀 팍팍 쓸걸 뭘 그리 아껴보겠다고 제일 싼 비행기표에 제일 싼 숙박을 예약했는지.. 청승맞게시리..

 

그 당시 난 좀 바빴던거 같다. 왜 항상 놀러갈라고만 하면 엄청 바빠질까;;

바빠서 그랬는지 여행준비라고는 비행기표 예약이 전부였고 나머지는 언니가 다 계획했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여행에 제일 큰 문제는 바로 비행기표였다.

싸도 너무 싸게 끊어서인지 인천에서 파리까지 날라가는데 베이징과 밀라노(?) 이 두 도시를 경유해야했다.

항공사도 베이징까지 가는게 아시아나,, (아시아나는 우리나라 최고의 항공사 중 하나지~ 지금도 우리나라 항공사 타고 날라가면 난 그걸로 너무 만족한다..), 그 후로는 동방항공, 알이탈리아.. 그 당시 그리 평이 좋은 편은 아닌 항공사들이었다. 그래도 뭐 괜찮았다. 파리까지 날라가기만 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었다... 굳이 비싼 돈 주고 비행기를 왜 타나.. 이런 생각을 했던 때였다.

그런데.. 한번도 비행기를 타보지 않아서 경유시간을 여유있게 두어야한다는걸 몰랐다.

지금도 그 시간주면 긴장할듯,, 2시간 정도로 기억되는데 정말이지 똥줄타고 등에 식은땀 나는거 제대로 겪어봤다.

밀라노에서도 시간에 쫓기듯 겨우 파리행 비행기를 탔는데 날씨 때문에 못 뜰뻔한 비행기를 띄워서 그런가 아주 롤러코스터 제대로 탔다.. 언니랑 나랑 아마도 그때 손 꼭 잡았던듯..

 

이미 질릴대로 질린 열 몇 시간의 비행에 다행히? 파리땅은 밟았는데 예정보다 늦어져 한밤중에 도착해서인지 공항엔 사람도 거의 없었다 .

이때부터 또 무서워지기 시작.. 우리는 공항 근처에 좋은 숙소 아니고 현실 숙소 찾아가야했다아아 ㅜㅜ;;;

공항도 어느 문으로 나가야는지 한참 헤매다 공항 밖을 나갔는데 택시가 우리 앞에서 안서고 얼굴 하얀 서양사람들 앞에만 섰다.. 충격;;; 지금 지나고 나서 생각해봐도 오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를 태워준 고마운 택시기사님은 중국사람이었다. 씨에씨에~ 땡큐베리머치~ 이럼서 고마움을 두둑한 택시비로 표현했다.

정말이지 숙소에 도착해서 언니랑 나랑 다시 짐싸고 집에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여행하기도 전에 질려버렸던 기억이 있다.

 

여행 중에는 음.. 8월에 갔는데 너~ 무 추워서 옷을 사입고 가져간 옷들을 껴입고 다녔다. 패션 포기..

날씨는 해를 본게 7일 여행 중 하루 이틀 정도?

그리고 지금껏 외국여행하면서 욕을 두 번 얻어먹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첫 번째 파리여행.. 언니랑 공원 산책하다가 머스마들이 우리보고 옐로멍키 라고 한걸.. 영어도 그다지 못하는 애 둘이 동시에 알아듣고 긴장해서 숙소로 돌아간 기억이 있다. 손가락이라도 날리고 올걸 .. 생각은 드는데 그당시 너무 무서웠다. 

파리에서 영국 건너가는 기차 탈 때도 긴장 백배 ㅋㅋ;; 그래도 비행기 탈 때보다는 덜했다.

 

영국에서 한국에 돌아올 때도 출국심사관? 같은 사람이 질문하길래 답을 했는데 

  심사관1: 너네 왜 왔었니?

  나: 여행(sightseeing)

  심사관1, 심사관2: (둘이 얼굴 마주보면서 비아냥거리듯) 여행(sightseeing)

 

아... 나쁜 애들.. 그러거나말거나 난 집에 돌아간다.. 비행기 탈거야.. 

베이징에서 한국들어오는 아시아나 비행기에서 나눠준 고추장을 기쁜 마음에 아주 싹싹 비웠더랬다. 

 

이렇게 안좋은 기억들만 잔뜩 써놔서 최악일 것 같았지만 나름 좋은 기억들도 많다.

길거리에서 사먹은 아이스크림, 멋진 가게에 들어가 먹은 요리, 그림같은 풍경(명화에 나오는 하늘모습이 왜 그렇게 그려지는지 알 것 같았다), 갔다와서는 어떤 여행이든 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 씩씩해져 돌아왔다.

 

파리의 수많은 다리 중 하나에서,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유로스타 타기, 런던 트라팔가 광장 거리공연 (사진이 죄다 어디갔는지.. )

 

난 이후에도 자주는 아니더라도 외국에 몇 번 나갈 기회들이 있었다.

호주, 미국, 홍콩(&마카오), 스페인, 일본, 중국, 대만..

여러 나라의 여러 도시들을 가보며 우리와는 다른 풍경과 문화를 보며 즐거웠지만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역시나 생김새가 비슷하고 나란 존재가 튀지 않고 말이 통하고 안전한 .. 우리나라.. 돌아갈 곳이 있다는게 새삼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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