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병 소재에 대해서는 유니가 태어나기 전부터 9개월이 된 지금까지도 고민 중이다. 어떤 소재가 더 안전할까..
그런데 최근에 ‘열탕소독하면 미세플라스틱이 엄청 나온다’는 문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
플라스틱용기에 대한 안전성 이슈는 이전부터 계속 있었지만 2010년 전후로 그 관심과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특히 해양환경오염 뿐 아니라 사람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가 되어버렸다.
플라스틱 재질의 젖병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고 해서 새삼 놀랄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기존에 많이 사용하는 열탕소독방법을 통해서 저렇게 많이 나온다고 하니 여간 찝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유니는 플라스틱계열 PPSU소재의 젖병을 열탕소독해서 사용하고 있었으니까.. 정보를 찾아보자!
자.. 그 근거는 .. 아래 논문이었다.

아일랜드의 더블린 트리니티 대학 공동연구팀이 폴리프로필렌(PP) 재질의 젖병을 세척, 살균 및 분유를 혼합하는 단계들을 수행하면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 방출양을 테스트하였다.
폴리프로필렌을 선택한 이유는, 전세계 인구의 77.6%를 커버할 수 있는 48개 지역을 조사했을 때 전세계 시장의 82.5%를 PP재질의 젖병(PP 악세서리 포함)이 차지하고 있어서였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PP재질 젖병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PP 이외의 다른 재질 젖병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젖병 탑3와 탑10제품도 그리 많이 사용하고 있지는 않았다.

전세계 시장의 68.8%를 차지하는 PP재질 젖병 10개를 선택해서 PP젖병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테스트했다.
이 사람들은 WHO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대로 세척, 멸균 그리고 분유 섞는 과정을 수행하였다.

과정
1) 젖병(테스트 시 젖병 부분만 사용함)을 세척하고,
2) 95°C 물에 5분 동안 담근다. 그 후
3) 공기 중에서 말리고
4) 70°C 물 (끓여서 식힌 물)을 젖병에 넣었다(이 단계는 분유가 담긴 상태의 조건을 만들고자 한 것임.
그런데 여기서 잠깐! 70°C?!! WHO와 UK FSA(food Standards Agency)에서는 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Enterobacter sakazakii와 Salmonella enterica에 노출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약 70°C 물에 분유를 준비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분유는 열처리가 이미 된 상태로 생산되어서 이 단계가 없어도 된다고 하는데 국내 모든 회사가 다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서 일단은 분유통에 적힌 조제방법 그대로 만들어야 한다.).
5) 이 후 식혀서 젖병에 담긴 물을 필터링해서 미세플라스틱 양을 측정하였다.
결과
젖병을 25°C에서 95°C로 물 온도를 증가시켰을 때 리터당 600,000-55,000,000개로 미세플라스틱이 증가하였다. 그리고 100°C 멸균하는 방법은, 35%에서 84%까지도 미세플라스틱 방출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반복적인 젖병사용도 미세플라스틱 방출양을 증가시킬 수 있고, 실제로 PP내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14,600-4,550,000 범위로 영아의 평균 매일 노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은 1,580,000개로 추정하였다.
사실 수치가 잘 와닿지 않았는데 이전 연구에서는 미국의 성인과 어린이가 1년동안 먹는 음식, 마시는 물, 공기를 통해서 74,000 – 211,000개 입자에 노출될 수 있을 거라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나는 수치인 것이다. 하루 평균 백 만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노출된다니..
지금까지 PP재질 젖병의 열탕소독에 관한 결과를 잠깐 살펴봤다.
나는 PP재질이 아니네~ PPSU 재질이라 열에 좀 더 강하겠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PPSU 역시 플라스틱 계열이니 이런 미세플라스틱 같은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을 것이다 (연구결과는 찾아봤지만 PPSU를 테스트한 것은 찾을 수 없었다..)
난 초기에는 열탕소독(팔팔 끓는 물에 젖병을 넣고 삶는 방식)과 젖병소독기로의 소독을 번갈아 했다.
그러다 젖병소독기는.. UV에 의해 살균하는 방식인데 젖병(플라스틱 소재)이 UV에 의해서 변색될 수 있다는 안내문구를 보고도 많이 쓰니까 괜찮겠지 하며 초기에는 몇 번 썼다. 그런데 좀 쓰다가 젖병뚜껑(이건 PP재질이 아닌 것 같다) 색이 변색되는걸 보고 너무 찝찝해서 그 뒤로는 어떤 플라스틱 재질이건 간에 소독기에 넣지 않았다;;;
이후 꾸준히..ㅜㅠ 열탕소독(팔팔 끓인 후 조금 식힌 물에 짧게 담궜다 빼서 말려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 사용한 PPSU 소재 젖병은 사용한지 6개월이 좀 넘어가고 있어서 젖병을 바꿔주려고 하는데 그냥 유리소재젖병을 사용하는게 제일 안전할 것 같아서 유리 젖병을 알아보고 있다.
깨질 수 있는 단점이 있어서 앞으로도 유니 분유 줄 때는 내 옆에 꼭 끼고 주려고 한다(사실 유니를 안고 우유주는 걸 내가 너무 좋아한다^^)
저 위에 논문 쓴 연구자들이 제안하는 젖병에 분유타는 방법은 이렇다.
1. 멸균 된 젖병을 차가운 물(끓여서 식힌 물)로 헹군다.
2. 플라스틱이 아닌 용기에 분유를 준비한다.
3. 분유를 식힌 다음 멸균 된 젖병에 옮긴다.
그리고 음파세척(sonication of cleaning process), 플라스틱 용기로 물을 데우거나 전자레인지를 사용해서 데우지 말라! 고 한다.
2,3 번은.. 도저히....못할것 같다.. 번거롭다....아이는 갑자기 우유달라고 우는데 누가 저렇게 오래 걸리는 방법대로 할라나..
대신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
- 젖병을 열탕한 후 물(끓여서 식힌 물)에 씻어서 말린 상태로 준비해 놓기(미세플라스틱이 조금이나마 씻겨져 나가도록)
- 분유물 끓이는 주전자는 플라스틱 소재는 노노!! 유리나 스테인리스 재질을 사용할 것!!
(분유포트.. 이것도 할말 많은데... ㅜㅠ)
앞으로 출산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유리젖병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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